엮은이: 노닐다 짱구패 (늘보, 최승주, 유승희, 박준우)
글도움말: 오동석
152×224(신국판)×21, , 2색, 343쪽. 571g
펴낸날: 2016. 4. 6.
펴낸곳: 노닐다
가격: 15,000원
ISBN: 979-11-957598-1-1 (04330)
SET ISBN: 979-11-957598-0-4 (04300)
이 책은 헌법을 깊고 풍부하게 읽어낸다. 헌법을 두 문장으로 요약할 수도 있고, 헌법 조문은 130개 조항 밖에 안 되지만, 헌법조문을 읽고 외우는 걸로 헌법을 다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헌법에는 철학과 정치와 역사가 담겨있고, 각기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다른 경로로 피를 흘리며 발전했다. 단순하게 조문만을 읽어서는 ‘이해하기’나 더 좋은 해석을 이끌어내는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시민의 시선과 눈높이에서 헌법을 이해하기 위해 각주와 미주, <쉬어가기>와 <펼쳐보기>, 그림과 표, 관련 격언을 활용한다. 짧은 호흡으로 읽을 수 있도록 목차는 4쪽이나 된다. 이 숨 막히는 친절에 질식하지 않는다면, 독자는 헌법을 입체적으로 미리보기 할 수 있다.
제1장 ‘민주공화국이라는 집’은 헌법의 이념, 원리, 구조와 헌법이 지향하는 사회를 본다. 제2장 ‘민주공화국의 역사’는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의 헌법 역사와 대한민국 헌법의 항변이 있다. 제3장 ‘민주공화국의 몇 가지 원리’는 우리 사회의 상식과 원칙인 민주주의, 공화주의, 법치주의 같은 허공에 떠도는 말에 닿을 수 있는 계단을 놓는다.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는 관심을 환기하고 영감을 주는 헌법 조문이나 격언으로 각 장을 시작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뉘앙스의 격언들은 책에서 주는 정보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고, 독자가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글 앞에서 | 우리 지금, 민주공화국에서 살고 있습니까?
제1장 민주공화국이라는 집 : 민주공화국에 사는 우리의 자세
01 헌법설명서
1.1 헌법전문: 우리는 어디로 향하는가
1.2 기본원리: 상식과 원칙
1.3 기본권: 빼앗을 수 없는 권리
1.4 통치구조: 권리보장의 안전망
02 우리 집, 대한민국
03 헌법이 그린 사람
3.1 사람이 본디 가진 성질
3.2 인간의 조건
3.3 헌법인간도(憲法人間圖)
04 헌법을 가진 사회
4.1 누구나 헌법을 지키는 사회: 규범성
4.2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기약하는 사회: 역사성
4.3 권력투쟁과 타협이 헌법 틀 안에서 이뤄지는 사회: 정치성
4.4 우리가 헌법의 내용을 채워가는 사회: 개방성과 추상성
제2장 민주공화국의 역사 : 태초에 헌법이 있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01 역사를 바꾼 힘
1.1 국가, 지킬 혹은 하이드와의 거래
1.2 시민이란 말이 어울리는 사람
1.3 분노하라: 저항권, 시민불복종, 직접행동
02 영국의 의회주권
2.1 영국의 헌정사 개요
2.2 의회주권
2.3 법의 지배
03 미국의 자치독립
3.1 연방주의자 대 반연방주의자
3.2 연방정부의 구성
3.3 배심제
04 프랑스의 100년 대혁명
4.1 혁명이란 이름의 롤러코스터
4.2 시민혁명의 전형
05 독일의 따라잡기
5.1 법치주의
5.2 민주시민교육
부록1 대한민국헌법의 항변 : 민초, 들불처럼 일어나다
제3장 민주공화국의 몇 가지 원리 : 존엄, 자유, 평등, 행복, 그리고 정의(正義)를 위하여
01 사회국가원리: 정의로운 사회
02 시민정부 세우기
2.1 국민주권: 모두가 동등한 자유를 누리는 연합체
2.2 권력분립: 견제와 균형 그리고 감시와 통제
2.3 대의제: 나보다 나를 더 위하는 사람
03 민주주의: 민주주의를 글로 배웠습니다
3.1 아테나이 민주정
3.2 혼합민주주의
3.3 정당민주주의
3.4 숙의민주주의
3.5 직접민주주의
04 공화주의: 혼자 잘 살믄 무신 재민겨
4.1 민주주의와의 공통점: 공론장, 공공선, 자유
4.2 민주주의와의 구별점: 시민의 덕성, 혼합정
05 법치국가원리: 여신님, 눈 좀 뜨세요
5.1 법의 지배: 악법은 법이 아니다
5.2 정의: 올바른 도리
5.3 심판자: 판단의 설득력
글 뒤에서 | 편견을 버리고, 경계를 넘나들며,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생각하는 시민
미주
부록2 우민산 함께 읽기
부록3 추천하는 책
참고한 자료
<쉬어가기>
정치를 혐오하세요?
사회생활 뭐 하세요?
오래된 농담
‘등 뒤의 비수’ 신화
선거는 꽃일 뿐, 뿌리가 아니다
<펼쳐보기>
일개 시민이 헌법을 읽는 방법
007의 양지(陽地)
반대말 찾기
서로 다른 유럽의 근대화
국민이 뽑는 판사를 허(許)하라
헌법인 듯 헌법 아닌 헌법?
헷갈리는 정체(政體)를 딱 잘라봅시다
더 깊고 풍부한 민주적 정당성
대표가 아닌 개별 법안ㆍ정책에 대한 투표
내가 쓰임을 결정하는 정부 예산
<시민의 헌법읽기> 시리즈 첫 번째인 《우리는 민주공화국에 산다》는 헌법을 깊고 풍부하게 읽어낸다. 헌법을 두 문장으로 요약하면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권력을 분산시켜 놓은 법’이다. 우리 헌법은 130개 조항으로 이루어졌으니, 비교적 적은 양이다. 헌법조문을 읽고 외우는 건 물론 훌륭한 일이지만, 헌법을 다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헌법은 ‘그때’ ‘거기’ ‘그들’이 ‘합의’한 철학과 정치와 역사가 담겨있고, ‘자유’ ‘평등’ ‘민주주의’ 같은 단어들은 시간과 장소 그리고 경험에 따라 각기 다르게 해석되고 적용되었다. 단순히 조문만을 읽어서는 ‘이해하기’나 더 좋은 해석을 이끌어내는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시민의 시선과 눈높이에서 헌법을 이해하기 위해 주석도 각주와 미주를 모두 쓰고, 곳곳에 함께 얘기하고픈 <쉬어가기>와 톺아보는 <펼쳐보기>를 배치했다. 그러고도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그림과 표가 중간 중간 나온다. 독자들이 포기할 것을 염려해 짧은 호흡으로 쪼개 제목을 달다보니 목차만 무려 4쪽이다. 이 과도한 친절에 질식하지 않는다면, 독자는 헌법을 입체적으로 미리보기 할 수 있다.
단언컨대, 단언하기를 꺼려하는 독자라면 이 책의 매력에 빠질 것이다.
4쪽이나 차지하는 목차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는 관심을 환기하고 영감을 주는 헌법 조문이나 격언으로 각 장을 시작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공직은 바로 시민 개개인”이라는 말로 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주는가 하면, “민주주의는 계속적인 희생, 필요하면 그것의 방어를 위해 죽으라는 명령”이라는 격언으로 겁을 주기도 한다. “영국 국민은 선거 때 이외에는 노예”라고 직접민주제를 강조하기도 하지만,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점철되어 있다”며 중우정으로 전락할 위험을 경고하기도 한다. 책에서 주는 정보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고, 독자가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남의 나라든, 우리나라든.
예상을 빗나가는 현실은 드라마틱한 역사를 만들어왔다. 사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난 부분은 제2장 ‘민주공화국의 역사’이다. 왕국인 영국을 민주공화국하면 첫 번째로 떠올리는 이유나, 대헌장이라는 법에 귀족들이 왕을 러니미드 초원으로 불러냈다고 적은 사실은 흥미롭다. 시민혁명의 전형인 프랑스대혁명은 10년으로 끝나지 않고 혁명과 반동을 반복하며 민주공화국으로 자리 잡기까지 100년이나 걸렸으니,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독일의 ‘등 뒤의 비수’ 신화는 우리나라 해방정국의 찬탁․반탁 논쟁과 닮아 있다. 미국 건국 초기, 아직 대의정은 민주정과 다른 개념이었고, 민주공화국을 설계하면서 연방제를 두고 찬반 토론을 펼친 <연방주의자 논고>는 오늘날 대의민주주의가 가지는 문제점을 다시 보게 만든다. 이러한 역사를 들여다보면, 우리 미래에 대해 다채로운 상상이 가능해질 것이다.
헌법을 입체적으로 미리보기
제1장 ‘민주공화국이라는 집’에서는 우리가 꿈꿔온 나라를 본다. ‘헌법설명서’에서는 우리 헌법이 지향하고 있는 이념과 원리와 구조를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헌법을 가진 사회’에서는 우리가 어떤 사회를 지향하고 있는지를 본다.
제2장 ‘민주공화국의 역사’에서는 인류가 꿈꾸었던 민주공화국이 실제로 어떤 모습이었던가를 살핀다.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의 헌법 역사를 개략적으로 훑어보고, 각 나라마다의 특징을 두어 개 잡아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제3장 ‘민주공화국의 몇 가지 원리’에서는 헌법에 새겨진,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어야 할 상식과 원칙을 살펴본다. 민주주의, 공화주의, 법치주의라는 허공에 떠도는 말을 머릿속에 잡아둘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의 초점은 ‘어떤 사람인가’에 맞춰져 있다. 헌법이 지향하는 나라, 그런 사회를 구성해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엮은이는 이 책 전체를 관통하여 어떤 사람으로 살 것인가를 끊임없이 되묻고 있다. 제1장에서 인간의 조건과 본성을, 제2장에서 민주공화국을 세운 시민과 그 시민을 양성하는 민주시민교육을 엿본 후, 제3장에서 시민정부를 세우는 시민의 역할과 시민의 덕성을 본다.